2개월이나 지속된 뮤지컬 맘마미아!의 감동
지난 4월초 미디어브레인에서 단체 문화관람으로 뮤지컬 맘마미아!를 볼 기회가 있었다. 그것도 연기자들의 아주 가까운 자리에 앉아서 말이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197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끈 ABBA의 곡들만 모아서 만든 뮤지컬로 팝송을 그다지 즐겨 듣지 않는 나도 뮤지컬 내내 라디오 방송이나 CF를 통해 한 두 번씩 들어본 귀에 익숙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어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뮤지컬 맘마미아!의 감동은 아주 오래갔던 걸로 기억한다. 공연 관람 후 OST를 구입해서 우리말 버전과 맘마미아! 오리지널 버전을 번갈아 가면서 2달은 거의 매일 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Thank you for the music"은 지우에게 자장가로 매일 불러 주면서 가사까지 다 외워 버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그 후 5월에 500회 기념 공연을 기념하면 지방공연에 들어갔다. 지금까지도 매회 매진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맘마미아!를 주변에 추천하고 싶었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이러던 와중에 기쁜 소식. 맘마미아!가 영화로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함께 일하는 분의 도움으로 지난주 영화 맘마미아!의 시사회를 다녀올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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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의 주인공은 아바(ABBA)의 명곡
영화 맘마미아!는 제작 당시부터 화려한 캐스팅으로 이슈가 되고 있었다. 주인공 도나 역의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007로 유명한 피어스 브로스넌(Pierce Brosnan),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의 연인으로 나온 콜린 퍼스(Colin Firth). 우리나라에선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랄한 캐릭터로 차세대 할리우드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아만다 세이프라이드(Amanda Seyfried)까지 이렇게 엄청난 배우들이 호흡을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영화를 또 볼 수 있을까 싶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인기를 끌게 된다면 나중에 연기 주연상을 받아야 할 영화의 주인공은 ABBA의 명곡들일 것이다. 뮤지컬에 바탕을 두고 있고, 실제 영화 제작에 뮤지컬 제작팀이 그대로 참여한 것도 주인공인 ABBA의 음악을 잘 살려내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영화에서 가장 많은 곡을 소화해야 하는 소피 역의 아만다 세이프라이드는 발랄하고 생기 넘치는 20살을 ABBA의 노래를 통해서 아주 잘 보여주고 있었다. 출연자중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배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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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맘마미아 홈페이지 ( http://www.mammamia-movie.kr )


뮤지컬 맘마미아!와 영화 맘마미아!의 차이점
뮤지컬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기대가 컸던 부분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맘마미아!가 좁은 무대가 아닌 넓고 푸른 그리스의 바닷가를 배경으로 어떤 장면을 보여줄까 하는 부분이었다. 예상대로 뮤지컬 무대에서 보여주기 힘들었던 넓은 화면과 다양한 배우들의 변신들은 뮤지컬이라는 제한된 공간을 뛰어넘어 훨씬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뮤지컬에서는 힘든 배우들의 심리묘사를 위한 클로즈업 화면이나 다양한 무대 효과는 영화로 만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으니, 연기를 위주로 하는 배우들의 라이브 노래 실력이 뮤지컬 배우만큼 따라가주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리고 이 부분은 영화 제작사가 아닌 극장의 문제이겠지만 음향이 고르지 않아서 음악에 주목도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만약 영화 맘마미아!를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관람해야겠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필히 음향상태가 비교적 우수한 극장을 수소문해보고 갈 것을 추천한다.

영화 흐름상 뮤지컬에서 몇 곡이 빠진 부분이 있다. 아쉽긴 해도 영화 마지막에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한 곡이 더 추가되어 뮤지컬 관람자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그리고 흡사 뮤지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커튼 콜이 영화 마지막에 추가되어 있다. "영화 끝났는데, 아직도 안 가셨어요?" 라는 도나의 말과 함께 시작하는 이 부분은 뮤지컬과 똑같이 구성되어 있어 뮤지컬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Thank you for the music"은 엔딩 크리딧이 올라가는 동안에 들을 수 있었다. 영화가 끝나면 바로 불을 켜버리고 사람들을 내 쫓는듯한 우리나라 극장에선 엔딩 크리딧을 천천히 즐길 수 없어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