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그래,
원래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고 쳐다봐 주진 않았잖아.
사람들 다 지나간 한적한 곳에서
추운 겨울을 뿌리 속에 꽃잎 감추고
천천히 싹을 틔워냈잖아.

잘/한/거/야.


그래,
봄이 오는 소리에
천천히 가슴을 열고
봄볕을 가슴 깊이 쬐면서
봄을 시샘하는 바람에도 잘 견뎠잖아.

잘/한/거/야.


근데,
이젠 나도 지쳤나 보다.

날 흔들지는 말아줘.
이젠 나도 지쳐서 버틸 힘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는 않거든.

그래도 아직은
잘/버/티/고/있/잖/아.

'3_P/H/O/T/O > 가까이_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간의 문(門)  (13) 2006.05.12
푸른 여름  (10) 2006.05.02
인상파  (5) 2006.04.29
유쾌한 선물  (8) 2006.04.13
Spring's coming.  (3) 2006.03.23
또 한 명 유부녀의 탄생을 지켜보며...  (10) 2006.02.25
성북동 꼬불꼬불 비탈길  (5) 200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