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은 편의점..?

퇴근길 버스정류장에서 봉순씨를 기다리고 있다. 차가 막혀 조금 늦을 거라는 봉순씨의 전화. 두리번두리번... 서점도 없군.. 그렇다면 편의점 도서코너에서 잠시 책을 보며 기다릴까?

편의점 도서코너에서 만나는 책들은 10이면 9개의 편의점이 비슷한 책을 진열해 놓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을 하는 것일까?

1.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팔다 보니 책에 할애할 공간은 언제나 제한적이다.
2. 어려운 장편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을 비치해 놓아봐야 사람들이 찾을 리가 없다.
3. 사람들이 많이 찾는 책들만을 선별해서 비치 해 놓아야 한 권이라도 더 팔린다.
4. 사람들이 꼭 찾는 책은 아니더라도 부담 없이 가볍게 읽을 책들을 배치해 두면 사람들이 한권이라도 더 찾게 된다.


이런 현상은 다음 25, 네이버 마트와 같은 포털 편의점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특정 포털 사이트와 무관함


1. 이 서비스 저 서비스 다 담으려고 하다 보니 넓게는 파보지만 깊게 파지는 못한다.
2. 전문적인 지식을 찾아보지만, 똑같이 모르는 사람들끼리의 문답 속에서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다른 곳을 찾게 된다.
3. 사람들에게 이슈화가 될 만한 기사거리를 상단에 배치해서 한 번이라도 더 클릭하게 만든다.
4.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쉽게 사람들의 가십 거리가 될 만한 정보를 잘 띄는 곳에 배치해서 사이트 방문 시간을 늘린다.


이런 저런 생각은 결국엔 ‘우리나라에 책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편의점으로 한정된다면..?’ 이란 끔찍한 결말에 이르렀을 땐 내가 벌려놓은 상상이지만 살짝 겁이 나기도 했다. 부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약은 약사에게 책은 서점에서 사는 현명한 소비행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펼쳐놓은 엉뚱한 상상들을 주워 담았다.

편의점이나 할인마트에서는 살수 없는 물건들이 전통시장에서 살 수 있듯, 포털에서 찾지 못하는 정보가 다른 전문 사이트에서 숨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숨은 정보들이 빛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좀 더 전문화되고, 좀 더 깊이 있는 서비스로 포털 편의점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생겨난다면 우리나라의 정보화 점수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