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브레인에서 진행한 많은 프로젝트 중에 가장 재미있게 기억될 프로젝트 하나를 정리했다. 하이트진로 공식 블로그 '비어투데이'가 바로 그 주인공. 지난 3년 동안 함께 웃고 울면서 정 붙여온 프로젝트라 짧게 지난 3년을 정리해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어투데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미디어브레인 냉장고에 남은 흔적들 (언제 다 먹지?)

비어투데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미디어브레인 냉장고에 남은 흔적들 (언제 다 먹지?)



<beer2day> 비어투데이 - Beer2DAY가 탄생하기 까지…


다른 기업들이 다 하는 것 같이 회사 자랑만 하는 공식 블로그 말고
방문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요청에 맞게 재미있는 블로그를 시작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게 컨셉이고 블로그 이름이었다. 하이트진로(당시 하이트맥주)의 사명이나 HITE, Max 등 주요 제품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으면서 '맥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갈 수 있는 재미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래서 약 30가지의 다양한 이름과 도메인을 제안했고, 그 중 하나인 비어투데이가 담당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움직였다. 사실 개인적으로 한 참 재미있게 이용하던 'me2DAY'의 이름을 컨셉으로 가져온 것이었는데, 당시 담당자는 '머니투데이'같은 미디어 역할을 기대했다고 한다. 비어투데이는 기업 블로그 중에서는 유일하게 회사나 브랜드의 이름 없이 독자적인 블로그 브랜드를 가진 첫 공식 블로그가 아닐까? 블로그 브랜드로 결정되기까지 약 한 달 동안 맥주와 관련한 다양한 사이트와 브랜드 이름을 찾아가면서 고심을 했던 때가 가장 먼저 기억에 남는다.
2009년 오픈 당시 신문 디자인을 차용한 비어투데이

2009년 오픈 당시 신문 디자인을 차용한 비어투데이



비어투데이, 기업 블로그였어?


사실 전면에 하이트진로 공식 블로그로 내세우고 있진 않지만 분명 하이트진로의 공식 블로그다. 블로그 디자인에서도 기업명을 많이 노출하지 않도록 하고, 올라가는 콘텐츠도 맥주 마시며 노는 이야기가 중심이었던 터라 개인 블로그로 오해를 받는 일도 가끔 있었다. 티스토리에 맛집 블로그로 추천받은 일도 있고, 유명 맛집 사장님께서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고 초대를 하는 일도 있었다. 2011년에 블로그 어워드에서 기업부문 대상을 받으면서 하이트진로의 공식 블로그임을 널리 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콘텐츠가 누구나 접근 가능한 말랑말랑 한 내용이고, 키워드 역시 사용자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걸 전진 배치해 놓았더니 타 기업 블로그보다 방문자 수가 꽤나 많다. 최근엔 하루 평균 5,000명(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 비어투데이는 운영 정책상 일 방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궁금하면 스킨 하단을 참고 하시길…)정도 방문자가 있다. 놀라운 건 온라인 광고를 전혀 하지 않고 검색엔진의 노출을 통해 유입된 방문자 수가 이 정도라는 점이다. 아 참! '비투매니아'란 이름으로 비어투데이에 외부 필진으로 참여해준 많은 블로거와 스타들이 출연한 광고 콘텐츠를 팬 사이트로 부지런히 날라다 준 팬들도 트래픽에 큰 역할을 해주었다. 이 포스팅을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블로거들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 비어투데이

블로거들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 비어투데이



페이스북, 트위터에 밀려난 공식 기업 블로그들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에 밀려 블로그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이는 개인 사용자들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들어오는 신규 프로젝트 문의를 보면, 블로그에 대한 문의가 크게 떨어진 대신, 페이스북에 대한 운영 이슈가 많다. 트위터는 트위터대로 페이스북은 또 페이스북대로 각각의 역할이 있겠지만, 블로그를 대신 하지 못하는 약점은 분명히 있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보더라도 기업 관련 키워드들을 선점해 부정이슈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검색엔진에 긍정이슈를 심어 놓거나, 온라인에서 검색을 통해 긍정 이슈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과연 페이스북, 트위터가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기업 블로그가 외면받는 이유는 재미없는 이야기를 길고 지루하게 담아내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자 관점에서 우리 기업에 관심이 있을 만한 내용을 발견하고, 사용자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콘텐츠로 만들어 낸다면 기업 블로그의 가능성은 아직도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beer2day> <New Project>


비어투데이와의 질긴(?) 인연을 정리하고 좀 여유를 갖고 신규 프로젝트를 찾아볼까 했더니, 프로젝트들이 미친들이 몰려들었다. 그 중 미디어브레인의 콘텐츠 파워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만났고 차근차근 준비해가고 있다. 3년을 함께한 비어투데이도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면서 자라 나가기를 바라며 이번 포스팅도 15분 안에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