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앞둔 금요일, 1시간 일찍 업무를 마쳤다.
추석연휴를 함께할 책들 몇 권 입양하기 위해 간만에 대형서점으로 향했다. 대형서점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내 손에는 읽을 책 리스트 10권중 간택된 3권의 단행본과 추가로 웹디자인 관련 외국잡지 한 권이 조용히 들려있었다. 매번 이런 식이다. 추석연휴에 채 100일도 안된 지우랑 봉순씨는 집에 남겨두고 혼자 대구까지 왕복해야 하는 장거리 여행을 해야 했기에 이 4권의 책이 많다는 생각은 않았다.


최근 단행본을 사보면 저자정보에 홈페이지 정보가 적히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냥 지나치게 되는 책의 이 홈페이지 정보에서 갑자기 직업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서비스 기획병. 이 직업병은 책에 남겨져 있는 홈페이지 정보에서 시작되었다.



블로그 시대에 어울리는 출판사 사이트

최근 블로그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재미난 사실은 주위 블로거들 중 많은 분들이 독서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영화 평론을 주로 하던 어떤 블로거는 도서리뷰를 위한 카테고리를 추가 하는가 하면 블로거 모임에선 이미 자신이 읽었던 책을 다른 블로거와 교환해서 보는 북크로싱(book-crossing)까지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블로그 시대에 어울리는 출판사 사이트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출판사는 이런 블로거들과 저자들을 함께 모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허브(Hub)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 블로그 시대에 어울리는 출판사 사이트라면 응당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판사2.0(Publishing House 2.0)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들의 피드백을 원하는 저자와 자신의 리뷰를 저자 및 다른 독자들과 나누려는 독자들을 잘 연결해주기만 해도 충분하단 생각이 든다.

출판사 2.0 (Publishing 2.0)의 기본 개념도



위의 그림을 자세히 설명하면,
1. 출판사 사이트는 출판하는 책의 저자 블로그를 생성하는 기능을 가지거나 저자의 블로그 RSS피드를 수집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허브 역할을 하면 좋다.
2. 출판사 사이트는 사용자들이 comment, trackback을 이용해 자신의 의견을 담을 수 있도록 한다.
3. 출판사 사이트를 통해 저자와 사용자들이 책과 함께 만나는 공간을 만들어 주면 된다.

이런 기본 개념을 가지고 확장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비슷한 시스템을 갖춘 A출판사와 B출판사의 저자들끼리, 혹은 독자들과 양쪽 출판사의 저자와 다양한 링크를 생성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더 크게 보면, 출판협회에서 전체 출판사에서 저자의 블로그를 통해 올라오는 피드들을 한데 모은다면, 책과 관련된 다양한 저자들과 독자들의 생각을 한 데 모아보고, 이를 통해 집단지성을 통한 책으로의 다양한 접근 경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출판사2.0은 컴퓨터 관련된 도서를 많이 출판하는 출판사나, 출판사 사이트 개편을 앞두고 있는 회사에서 고민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보았다. 또 모르겠다. 혹 이런 서비스가 이미 존재하고 있다면, 알려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