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처음으로 페인트 샵 프로를 접하게 되었다. 군에서 근무하던 사무실 컴퓨터에 불법으로 설치되어 있던 페인트 샵 프로 3.0을 처음 접한 것이 내 짧은 그래픽 툴과의 첫 대면 이었다. 전역을 하고 1년간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나모 3.0과 페인트 샵 프로 5.0으로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캐나다 유학시절 넉넉하지 않는 컴퓨터 재원으로 포토샵을 돌리지 못하고 역시 페인트 샵 프로 6.0과 드림위버 3.0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해왔다.

입사를 한 이후로 내게 주어진 프로그램은 마이크로 소프트 오피스 그리고 페인트 샵 프로 6.1을 사용하고 집에서 역시 유학시절부터 5년간 사용해온 컴퓨터에 설치된 페인트 샵 프로 6.0만을 줄 곳 이용해 왔다.

지금까지 포토샵을 이용하지 않겠냐는 주위의 권유에도 꿋꿋하게 버텨와야 했던 이유는 부족한 내 컴퓨터의 성능 때문이었다. 농담으로 디자이너 많기로 유명한 우리회사에서 페인트 샵은 내가 가장 뛰어난 실력자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지난 7년 이상을 함께 해오면서 페인트 샵은 참 많이도 변해왔다. 페인트 샵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마다 그 기능들을 배워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었지만 그 정도는 전혀 새로운 포토샵을 배우는 번거로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익숙함을 이제는 포기를 하려고 한다. 얼마 전 최신의 노트북을 구입한 이후로 내 컴퓨터에는 페인트 샵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대신 포토샵 CS가 노트북의 하드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너무 익숙해서 눈감고도 조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페인트 샵을 포기하고 포토샵을 배워보려는 의도에서이다.

포토샵이 페인트 샵과 가장 다른 점은 언어 표현의 방법이다. 뭐가 더 뛰어나다라고는 말하기 어려우나 같은 영어식 표현을 두 프로그램은 분명 다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우스 동작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아래로 스크롤 하면 확대가 되는 페인트 샵과는 반대로 위로 스크롤을 할 때 사진이 확대가 되는 것은 아직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다.

지난 7년간 내가 수많은 사진들을 편집하면서 배워온 익숙함을 한번에 버리고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배운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포토샵으로 작업을 하다가 막히는 부분은 회사 컴퓨터에서 페인트 샵으로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작업한 파일은 다시 포토샵에서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저장을 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분간은 사진이나 그래픽 작업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앞으로 그래픽 공부를 하는 동안은 많이 부족할 것 같다. 그래서 기분 전환으로 오늘은 상단의 메인 비주얼을 플래시로 작업해 보았다.

2년만에 플래시의 작업창을 열었더니 많이 익숙하던 플래시 조차도 낯설어 져 있었다.


익숙해 진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그렇게 배워서 익숙해 진 것도 다시 익숙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것...

오늘 그래픽 프로그램과 종일 싸우면서 터득한 삶의 한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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