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Valentine’s Day란다.
남자 영문학도의 낙이랄까? 특권이랄까?
학교 다니는 동안은 정(情)많은 여자후배들 덕분인지 초콜릿을 많이도 받았었다.

샐러리맨이 된 지금도 타성에 젖어 책상 가득한 초콜릿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작은 조각 초콜릿 4개. 어려운 경제 상황에 남자친구들 챙겨주기도 바쁜지 올 해의 발렌타인데이에는 기대만큼 정(情)을 주지 않는 것 같다. ^^

발렌타인데이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이 많지만, 난 개인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이런 날이 있다는 것을 기뻐하는 사람들 쪽에 선다. 매일 똑 같은 날들 중에 한 달에 한 번씩 정도는 특별한 날이 있어서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선물이 부담이 되거나 아예 선물을 주거나 받을 사람이 없다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한 일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정도로 돌아오는 이런 날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보면 지루하기만 한 일상이 조금은 재미있어 질 수 도 있다는 걸 기억 하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날이 나에게도 특별한 날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과 축복의 크리스마스가 부모님의 기일일 수도 있으며, 6.25와 같은 민족 비극의 날에 자랑스럽게 태어난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특별한 날을 자기가 정하기에 따라 그때 그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매월 1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 날로 정할 수도 있고, 매월 말일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 한 송이 주는 날, 아니면 우리가 처음 뽀뽀한 매월 17일에는 뽀뽀 100번 해주는 날... 이렇게 특별한 날은 자기기 정하기 나름일 것 같다.




앞에서 말한대로 매달 특별한 날을 정해도 선물이 부담이 된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선물의 보다 정확한 의미를 파악한다면 그 부담이 휠씬 반감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ː물(膳物)[명사][하다형 타동사] (인사나 기념, 또는 정을 나타내는 뜻으로) 남에게 물품을 줌, 또는 그런 물품.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인사나 기념 또는 정(情 : 자주 나온다.)을 나타내는 물품 이라고 하고 있다. 선물이 비싸면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선물이 굳이 비싸지 않아도 된다는 말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사람들 선물은 정성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말 역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좀 고쳐 보도록 하자. 선물을 정성이 담긴 카피도 중요하다. 작은 선물이라도 주는 사람의 말 한 마디에 선물의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도. “자~” “아나~” 이런 식이라면 곤란하다. 친구 생일에 머그 컵 하나 준비 했다고 치자. 생일 카드에 이렇게 써보면 어떨까?

정성스런 선물만큼 카피에도 정성을...


이렇게 머그컵을 선물 받는다면 그 머그컵을 사용할 때마다 그 친구에 대한 정(情)이 더욱 새록 새록 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럼 다시 발렌타인데이로 돌아와 볼까?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여자가 선물하는 날, 남자가 선물하는 날이 한 달 간격을 두고 떨어 져있다. 많은 의견이 분분 하지만 남자가 3월 14일에 선물과 함께 고백을 하면 1년을 고민해 보고 다음해 2월 14일에 그 확답을 준다고 학계에는 보고가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2월 14일에 받은 초콜릿의 답례로 3월 14일에 사탕을 주는 게 정형화 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 룰을 따르지는 않아도 된다고 앞에서 말한바 있다. 이번 발렌 타인데이에는 여자친구에게 멍이를 분양해줬다. 아래 참고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멍이는 저금통이다. 귀여운 녀석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집에 들어갈 때마다 생기지도 않을 잔돈을 만들어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선물을 했다. 또 다른 의미는 얼렁 얼렁 돈 모아서 장가가야겠다는 내 의지를 담았다고도 볼 수 있다.

2005년 발렌타인데이에 여자친구에게 분양한 멍이


아무튼 발렌타인데이는 끝이 났고, 2월 15일 민방위의 날이다. 초콜릿 못 받았다 실망 말고 2월 18일 (욕데이), 2월 22일(투데이) 이런 날이라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보자. 물론, 선물은 옵션이다. 매일 매일 특별한 날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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